성남시 수정도서관

수정도서관 '책속 한 구절' <역사로 여는 과학문화유산 답사기 2>

테마가있는 책읽기

99p. [낙안읍성마을]

이 곳의 특징 중 하나는 우물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전통 마을 중 여러 곳이 풍수지리에서 행주형으로 성내에 깊은 우물 파는 것을 금했는데, 낙안읍성도 그런 예다. 배는 물에 떠다니므로 언제나 가라앉을 위험이 있어 우물을 파지 못하게 한 것이다.


158p. [남사마을]

남사마을의 기본은 지리산이다. 지리산은 ‘어리석은 사람愚者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智者으로 변한다’로 해서 ‘지리산智異山’이라 불린다고 알려져 있다. (중간생략) 남사마을의 특이한 점은 마을 생김새가 반달 모양이므로 ‘달이 차면 기운다’는 말처럼 메우면 안 된다고 믿어 중심부에 집을 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주차장이 중앙 부분이다.


183p. [개평마을]

개평마을이 남다른 전통마을인 이유는 신분별, 문중별로 영역이 확연히 구별되기 때문이다. 반가의 주거지는 중앙 부분에 기다란 영역을 이루면서 평민들의 공동 영역과 명백하게 구분된다. 그러면서도 양 문중의 공동 장소가 다른 축을 이루고 있다. 하동 정씨는 도곡서원, 대종가, 만귀정 등이 선산인 숭안산을 향해 축을 형성하고 있으며, 풍천 노씨는 대종가, 동산정사 등이 선산인 주곡산을 향해 축을 형성하고 있다.


223p. [황산마을]

느티나무를 보면서 왼쪽 개울 길을 따라가면 곧바로 아름다운 담이 계속 이어지는 큰땀이 나타난다. 신씨 씨족들의 기와집들이 줄을 이어 있는데 거의 모든 집이 사랑채를 갖추고 있을 정도로 위세가 대단하다. 한  지역에 이처럼 기와집이 밀집한 곳은 거의 없으며 그중에서도 경상남도 민속자료 제17호인 황산 신씨고가는 단연 돋보인다.


239p. [한개마을]

전통적으로 집에는 ‘택호’라는 이름을 붙인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안주인의 출신 마을이나 마을이 속한 면의 이름을 딴다. 그러므로 택호는 안주인의 호칭도 된다. 그러나 집안에서 벼슬을 한 사람이 있으면 마을 이름대신 벼슬을 택호로 삼는다. 장관댁, 장군댁, 교장댁 등이 그런 예다. 그런데 한개마을의 택호는 매우 특이하다. 수십 명의 급제자가 나왔지만 벼슬 이름을 택호로 삼은 건 교리댁 뿐이다. (중간생략) 북비고택에서 태어난 응와 이원조는 19세기 중엽 한성부윤과 공조판서라는 높은 벼슬을 지냈다. 그럼에도 그의 집은 판서댁이라고 부르지 않고 응와의 증조부 이석문의 호를 따서 북비고택이라 부른다. 다른 집도 주인의 호를 따서 한주조택이나 극와고택 등으로 부르고, 안주인의 출신지를 따서 하회댁이나 월곡댁이라고 하기도 한다. 주인의 호를 택호로 정한 집이 한개마을처럼 많은 곳은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