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수정도서관

10월 책 속 한 구절

테마가있는 책읽기

  


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 이지상 / 중앙북스

47p.

수많은 나라의 경계를 넘나들며 나는 많은 세상을 보았다. 나에게는 그 세상들이 현실이 아니라 그것을 응시하는 나의 시선이 현실이었고 사색하면서 그 경계를 넘나들던 순간들이 여행이었다.

74p.

사람은 저마다 자기의 길이 있다. 어느 방향이든 남의 흉내를 내지 않고 자기 속도로, 자기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


93p.

삶속에 숨은 그림들이 잘 안 찾아질 때는 여행을 떠난다. 세상 속에, 타인 속에, 내속에 겹겹이 숨어 있는 숨은 그림들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거다. 여행과 삶이 즐거운 유희가 될 때 우리는 행복해진다. 


116p.

모든 사물과 순간은 문득 자신만의 생명을 가진 것처럼 스스로 빛났고 나 역시 오로지 존재 자체만으로 빛났다. 잠시 속도를 줄이고 느리게 가자 숨죽이고 있던 것들이 생명을 띠면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233p.

여행을 제대로 즐기려면 가슴을 비워야 한다. 그건 여행의 태도이기 이전에 일상의 중요한 태도이기 도 하다. 결국 여행과 일상은 동전의 앞뒤처럼 둘이 아닌 하나. 여행과 삶을 행복하게 하려면 어깨에 힘 빼고 소박해야 한다. 


245p.

한번 흘러간 시절과 한번 떠나온 세상으로는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가서도 안 된다. 그게 우리의 삶이다. 그러므로 앞을 바라보며 살아가야 한다.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고 힘든 순간이 찾아올지라도 굳건하게 자신의 삶에 관한 한 영웅이다. 다만 회상 속에 비치는 젊은 시절의 촉촉한 추억이 고통스러우면서도 아름답다. 


277p.

여행으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계획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그 여행이 인생의 모든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삶의 고민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터닝 포인트를 받아들이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은 난관을 이겨낼 능력을 갖게 된다.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 안도현 / 한겨레출판


13~15p. 

한 줄을 쓰기 전에 백 줄을 읽어라

많이 쓰기 전에, 많이 생각하기 전에, 제발 많이 읽어라. 시집을 백 권 읽은 사람, 열 권 읽은 사람, 단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 중에 시를 가장 잘 쓸 사람은 누구이겠는가? … 나는 시 창작 강의 첫 시간에 반드시 읽어야 할 시집 목록을 프린트해서 학생들에게 나눠준다. 모두 200권쯤 된다. 내가 강의하는 건물에는 국악과가 있어 가야금이나 거문고 따위를 들고 오르내리는 학생들이 자주 보인다. 시를 쓰는 사람에게는 시집이 악기다.


36~37p.

시마와 동숙할 준비를 하라

시인이란, 우주가 불러주는 노래를 받아쓰는 사람이다. 언제, 어디서든 메모지와 펜을 챙기고 받아쓸 준비를 하라. 잠들기 5분전쯤 기발한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갈 때, ‘아, 내일 아침에 꼭 그것을 써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잠들어버리지 말라. 영감은 받아 적어두지 않으면 아침까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와 시인과의 대결은 서로 잡고 잡히는 어린애들의 놀이와 다르지 않다. 옛 시인들은 시마詩魔가 있다고 믿었다. 시에 사로잡힌 상태를 말한다. 이 귀신이 몸에 붙으면 아무 일도 할 수가 없고, 몸과 마음이 온통 시에 쏠려 있게 된다. 시를 쓰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 시를 한창 쓰고 있을 때 당신도 이 귀신을 만나야 한다. 이 귀신과 친해져서 이 귀신이 옮긴 병을 앓아야 한다. 당신도 시마와 동숙할 준비를 하라. 


59p.

무엇을 쓰느냐보다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더 중요하다

정작 중요한 것은 어떤 소재를 택해 쓰느냐는 게 아니다. 그 어떤 소재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았느냐는 것이다. 그러니까 시적 경험은 나의 경험의 일부를 말하는 게 아니라 나의 경험 중에 나만의 시각으로 바라본 적이 있는 것을 우리는 시적 경험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시인은 경험한 것에 대하여 쓴다. 하지만 경험한 것을 곧이곧대로 쓰지는 않는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 일을 해 본다고 많은 시적 경험이 쌓이는 것은 아니다. 바쁘게 한 세상을 살아왔다고 그 수많은 경험들이 글쓰기로 이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무엇’을 쓰려고 집착하지 말라. ‘무엇’을 쓰려고 1시간을 끙끙댈 게 아니라 단 10분이라도 ‘어떻게’ 풍경과 사물을 바라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림에, 마음을 놓다 / 이주은 / 앨리스


29p.

경계 없음의 경지는 아무나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 세계를 소멸시켜 경계 없음에 도달하는 것은 하수이다. 자기 영역을 굳건히 지키면서 경계를 넘어설 수 있어야 고수가 되는 것이다.


35p.

감정은 피하려 하면 오히려 더 커지는 법이다. 가눌 수 없는 감정 때문에 생긴 증상이라면 힘겹게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차라리 터뜨려 버리는 게 낫다.


62p.

부모의 흔적은 나의 몸과 마음 구석구석 어디엔가 살아 있다. 아버지같이 융통성 없는 사람을 몹시 싫어하면서도 나이가 들수록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고, 절대로 어머니처럼 살지는 않겠다고 입버릇처럼 외쳐대면서도 은연중에 어머니를 닮아가는 것을 보면 부모는 평생 저버릴 수 없는 헌 거울임에 틀림없다. 거울이 상징하는 바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로 그것은 자기애와 관련이 있다. 부모의 모습이 자신에게도 있는데 어떻게 모두 거부할 수가 있겠는가. 부모의 어떤 측면이 유난히도 혐오스럽다면 그것은 자신에게서 가장 떨쳐버리고 싶은 바로 그 모습인 것이다.


65p.

인간은 평생 타인을 사랑은커녕, 이해조차 하지 못하고 나에게만 빠져 살다 죽을 운명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상대방의 눈에서 나를 찾으려고 하듯, 상대방도 나의 눈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 한다는 것에 대한 이해,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깊은 끄덕임이 바로 진정한 사랑의 시작일 것이다.


109p.

남에 대한 시기와 질투가 바로 날려버려야 할 불청객들이다. 그 두 감정을 자신감과 만족감을 잠식시키면서 그 자리에 열등감과 패배감을 자라게 만든다. 행복이란 자기충족의 마음상태에서 생겨나는 것인데, 그것들로 인해 충족상태는 점점 결핍상태로 바뀌어버린다. 그럴 떄가 바로 강펀치를 날릴 순간이다. 적어도 내 마음 속에서 만큼은 나는 영원한 챔피언이다.


183p.

사람은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서 산다. 또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면 어떤가. 비굴하게 만드는 세상에서 한 조각의 자존심만큼은 꼭 쥐고 살겠따는 도전 자체가 이미 커다란 의미이다.


195p.

한 번이라도 꽃을 피운 생은, 그 꽃이 사라진다 해도 영원히 꽃이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 / 빈센트 반 고흐 / 예담


13p.

산책을 자주 하고 자연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예술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이다. 화가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여, 평범한 사람들이 자연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사람이다.


44p.

위험의 한가운데 안전한 곳이 있는 법이지, 우리에게 뭔가 시도할 용기가 없다면 삶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니?


64p.

인물화나 풍경화에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감상적이고 우울한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고뇌다. 내 그림을 본 사람들이 이 화가는 깊이 고뇌하고 있다고 정말 격렬하게 고뇌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 흔히들 말하는 내 그림의 거친 특성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그 거친 특성 때문에 더 절실하게 감정을 전달할 쉬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말하면 자만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나의 모든 것을 바쳐서 그런 경지에 이르고 싶다. 그것이 나의 야망이다.


68P.

화가의 의무는 자연에 몰두하고 온 힘을 다해서 자신의 감정을 작품 속에 쏟아 붓는 것이다. 그래야 다른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이 된다. 만일 팔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면 그런 목적에 도달할 수 없다. 그건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행위일 뿐이다.


94P.

사랑에 빠지면 태양이 더 환하게 비추고 모든 것이 새로운 매력을 갖고 다가온다. 깊은 사랑에 빠지면 그렇게 될 수 밖 에 없는데, 그건 정말 아름다운 일이다. 난 사랑이 명확한 사고를 막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사랑 할때 더 분명하게 생각하고 이전보다 더 활동적이 되거든 사랑은 영원한 것이다.


153P. 

옛것이 아름다운 만큼 새것도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과거나 미래는 우리와 간접적인 관계밖에 맺지 않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대해서는 직접 행동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8P.

지난 삶의 기억들, 이별한 사람들이나 죽어버린 사람들, 영원히 지속될 것 같던 시끌벅적한 시간들.... 모든 것이 마치 망원경을 통해 희미하게 바라보는 것처럼 기억 속으로  되돌아올 때가 있지요. 과거는 그런 식으로만 붙잡을 수 있는 가 봅니다.